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충동적이라고 할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그날 처음 얼떨결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면 그만이지’라는 마음이 컸다.
평소 일 때문에 신경이 바싹 곤두서 있어서 진이 다 빠지는 것과는 다른 식으로 시원하게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면서 땀을 흘리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매일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힘이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계속 달리지 않으면 내가 끌어안고 있는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 몸이 그렇게 외쳤다. 몸이 외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달렸다.
한 가지 더 달리기를 통해서 최근에 깊이 깨달은 바가 있다. 매일이든 2, 3일에 한 번이든 일상적으로 내가 계속하는 것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반드시 어떤 성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는 보람이나 실감처럼 감각적으로 경험하기도 하고, 숫자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기도 한다.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점으로 끝내지 않고, 점과 점을 이어서 선을 만든다는 뜻이다. 한 번 하고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다음 기회를 만들어내서 조금씩이라도 이어가야만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낼 수 있다.
달리기 시작한 후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끊임없이 이어지던 생각이 없어지면서 무념무상 상태가 된다. 그 상태가 내게는 일종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생각의 굴레에서 해방된 듯한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매일 꼬박꼬박 달린 게 문제였다. 당시엔 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그건 확실히 발에 부담을 주는 행위였다. 나 같은 초보 러너는 2, 3일에 한 번씩 달리는 게 좋다는 것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9년째 달리기를 계속해온 나도 최근에서야 ‘신발 끈 제대로 묶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남에게 배우기보다는 직접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패를 경험하고 싶었다.
내가 일에 대한 압박을 견뎌내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달리기는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끝내 손을 들고 마는 순간도 있지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실마리는 어디엔가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 방법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고자 시도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신없이 바빴기에 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국인 참가자들한테 왜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대다수가 “머리를 비우고 싶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대부분 신발을 신을 때면 코 쪽을 탁탁 치면서 신던 버릇이 남아서 발가락 쪽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요. 발뒤축을 맞춰 신는 게 중요합니다.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단순한 예로 중요한 일에 지각할 것 같은 순간에도 달리면 어떻게든 된다는 신기한 감각이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달리는 자유만은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나 자신을 용서하기 힘든 날이 있는데, 그런 날도 달리면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돼요. 달리기가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관점을 바꿔서 말하면, 싫증이 났다는 건 일정 수준 이상 도달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초기에는 설렘과 놀라움으로 넘쳤던 세상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정지된 시간이 길어지면 질리고 만다. 어쩌면 싫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든 8할까지는 노력한 결과가 순조롭게 눈에 보이다가 거기서부터는 다른 차원이 시작된다.
달리기를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게 목표라면, 일주일에 세 번씩 7킬로미터를 45분에 달리기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나는 더 높은 세상을 찾고 직접 그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때부터는 ‘아름다운 달리기’를 목표로 삼고 달렸다. 아름다움은 인생 전반에 걸쳐 통용되는 보편적인 테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아름다움에 매달리는 걸까’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오해를 살지도 모르지만, ‘미’를 추구하느냐 마느냐에 성공과 실패가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방법이 뭐가 됐든 그 사람에게 맞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혼자 달리는 것은 정말로 과분한 시간이다.
달리면 머리가 맑아진다. 체에 걸러서 불순물이 제거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맞으려나.
내가 달리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기 위해서니까.
어떤 의미에서 달리는 시간은 비현실적이며 현실 도피가 가능한 시간이기에 달리기는 나의 도피처라고 할 수 있다. 겨우 한 시간 현실에서 도망칠 뿐인데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온다면 꽤 크게 남는 장사가 아닌가.
“마음 편하게 살면서 일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만약에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거침없이 “달리기가 필요합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내 삶에서 달리기를 빼면, 나는 더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것만 같다. 그만큼 달리기는 내 삶에 깊이 밀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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