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달리기, 123일, 2022년 마지막 낮을 달림, 12월 220km, 2022년 9 ~ 12월 1169km, 22.12.31.(금)


오늘 낮에는 혼자 있었다.
'이제 일어날까? 아니, 더 누워있자.' 를 오후 3시까지 했다.
밥 먹기는 귀찮아서 달리러 나왔다.

자던 옷에 모자랑 얇은 겉옷 하나 걸치고
GPS잡고 달리기 시작!

겨울 낮은 달리기 딱 좋다.

같은 쪽 장갑만 챙겨서 그냥 안 꼈는데 손 시리지도 않았다.

안경도, 렌즈도 안 꼈더니 눈은 더 추웠나 보다.
두 눈 다 눈물이 그득 고였다.
추운 날이었으면 눈 호수에 얼음이 얼었을 듯.

안 그래도 안 보이는데 눈물까지 고이니 더 안 보였다.
눈물깍지로 보는 대청천은 더 예쁜 것 같았다.
돌아오는 서쪽 길에는 낮은 해가 세상을 노랑빛 주황빛으로 비췄다.
석양의 화가 윤중식이 그린 햇빛보다는 밝았지만 오늘의 나는 이 시간이 더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확실히 낮이니까.
그리고 올해는 이상하게 마지막이 마지막 같지가 않아서 더 그런 것 같기도.

사람들도 많았다.
얼음 위에서 노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기도 했다.

대청천 아랫길 끄트머리에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이키를 신은 한 여성 러너가 맞은 편에서 달려왔다.
휙휙. 멋졌다. 나보다 더 빠른 듯.


오늘 목표 거리는 11km.
12월 220km를 달성하려면 달려야 하는 거리다.
다행히 무릎이 버텨줘서 달릴 수 있었다.

* 걷은 기록도 몇번 남겨서 240km로 나오네.


11월까지는 하루도 안 쉬고 맨날 달렸는데.
12월은 빈날이 제법 보인다.



우선 잠에 진 날이 많았다.
빠지기도 했고 풀코스 뛰고는 무릎이 아파서 많이 못 뛰었지만 뭐 그래도 만족.

오랜만에 10km라 머리에 땀이 많이 났는지 챙이 눈물을 흘렸다.
손에도 자꾸 떨어졌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더 더울 때는 아마 그냥 말라버린 모양이다.
더 추웠으면 모자에 고드름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달리면서 하나씩 뚝뚝 떼면 재밌을 것 같다.
짭짤하니.. 맛있을지도.. ;;;

땀이 식으면 집에서도 춥다.
따뜻한 물 속에 있는게 최고.
따뜻한 물 같은거 어디 더 없나.

2022년 8월말에 달리기를 시작해서 이제 4개월.
올해는 1169km를 달렸다.
(스트라바 기준 1169km, 런키퍼 기준 1184km)

달리기가 올해의 나에게 많은 힘을 줬다.
육체적이기보다는 정신적으로.

길바닥에서 조금씩이라도 누르고 지우고 버리고 비워서 조금은 더 가볍게 하루 하루를 달릴 수 있었다.

내년에도 꾸준히 달려서 2023년에는 2500km 넘게 달려보고 싶다. 월에 210km쯤 달리면 되니까. 하루 평균 7km정도 달리면 되니까. 부지런히 달리면 될 듯.

그리고 더 대충 적당히 그렇지만 더 편안해지기를.

일단 1월에는 몸도 좀 생각해야겠다.
조금은 더 규칙적으로 잘 먹고 잘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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