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장유 한바퀴 걷기, 23.11.11.(토)
싫어하고 미워하는 토요일 출장이 설레이는 날이었다.
기다리는 김치찌개 맛이 나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낮 커피 마실 마음을 먹지 않은 게 아쉬운 날이었다.
대신에 김 빠진 낮 맥주를 마실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이산화탄소가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에 찼다가 금세 훅 빠져나간 느낌이 나는 날이었다.
한 동안 술 생각을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걷다가 막 뛰었을 때 다시 걸을 수밖에 없는 날이었다.
다시 걸으며 길과 긴 이야기를 한 날이었다.
찹찰한 바람도 재밌는 그런 길이라면 몇시간이라도 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날이었다.
김이 천천히 빠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는 날이었다.
글 하나 더 가지고 싶다는 말을 못했던 날이었다.




원래 토요일 출장을 아주 싫어한다.
오늘은 출장이 설렌다.
출장이 빨리 마치고 때문이다.
역시 기대한만큼 빨리 마쳤고 좋았다.
좋은만큼 여운은 크지만.
매번 그랬든 당분간 우울하겠지.
또 언제가 될까?
저번에 먹다 남은 김 빠진 맥주를 먹었다.
김이 샌 맥주를 마시면서 김에 대해 생각을 했다.
이산화탄소, 수증기, 짭짤한 김, 한김에, 뭐 이런 생각보다는 김김김치찌개 생각이었다.
나는 김빠진 사람이 되었다.
원래 김빠진 사람이었는데 김이 찼다가 김이 빠지면 가벼워진만큼 우울하다.
춥고 피곤한 느낌이라 나가기 귀찮았지만 나가서 걸었다.
율하천 위에서 대청천 위로 갔다 내려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뛰자마자 걷기로 생각을 바꿨는데 걷기 기록을 안 해서 기록은 반 밖이다.
뛰지 않고 걸었지만 귀가 아주 즐겁고 마음도 아주 즐거운 걷기였다.
쌀쌀했지만 오늘 길이랑은 두세시간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김이 다시 찼다.
천천히 빠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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